여우숲에는 산과 바다라는 이름을 가진 개들이 있다.

사람에게는 아주 다정다감한 이들이지만 산에만 들어가면 매우 용맹한 사냥꾼이 되는 개들이다.

3주여전 새끼 일곱마리를 떠나 보내는 모습에 나는 많은 부끄러움과 부족함, 또 감동을 받았다.

사람인 나도 이별이 너무 어색해 떠나 보내지도, 떠나지도 못했는데 이들은 아주 담담히 눈빛으로 애정을 보내며 보냈었다.

백오님이 없어도 나에게 제법 애정표시를 해서 동물과 그다지 친해지지 못함에도 이들과는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먹이를 내가 챙겼기 때문일 것이다.

손님들이 많이 찾았고 그들이 많이 사랑해 준 덕분에 맛난 음식들을 많이 먹어서였는지, 내가 주는 사료를 잘 먹지 않았다. 띄엄띄엄 모습을 보이지 않기 시작하더니, 주말을 집에서 보내고 다녀오니 바다는 뛰어와서 아는 체를 했는데 산이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이튿날부턴 바다도 보이지 않았고 지금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사랑하는 이가 나타나서 그들을 따라 나선 것인지, 아예 살림을 차려 버렸나?

이들이 무척 보고픈데 어찌해야 할까?

백오님이 와서 늑대울음소리(?)라도 질러야 알고 올까?

곰 퇴근해 산방으로 돌아가면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앉아 있는 그들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참, 오늘 에베레스트산을 정복한 충북의 산악인 모씨께서 우연히 들렀다며 여우숲을 찾아 주셨답니다. 한참을 머물며 차와 이야기를 나눈 따뜻한 그분께선 다시 찾아 오시겠노라 약속하시고선...

훌륭한 분들이 많이 찾는 이 여우숲, 그대들도 훌륭하고 좋은 분으로서 이 여우숲을 찾아 주시지 않을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