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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가(出家) 1
  글쓴이 : 김용규 (116.♡.7.31)     날짜 : 16-01-28 14:56     조회 : 724    

  

지난주 가칭 자연스러운삶 연구소의 연구원 선발 1차 전형 합격자를 발표했습니다. 딱 두 명을 선발했습니다. 선발의 첫 번째 기준은 연구원이 되고자하는 절실한 동기가 느껴지는 지원서인가였습니다. 노예나 손님이 아니라 제 삶의 주인 자리를 차지하고 싶다는 절실함만이 자연스러운 삶을 이룰 수 있다고 나는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기준은 요청한 내용에 대해 진솔하고 성실하게 답변을 완성 했는가였습니다. 진실을 회피하고 성실을 방기하는 사람은 길의 끝을 만날 수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기준은 그에게 어떤 아픔과 절망이 녹아 있고 그것을 현재의 자신이 얼마나 잘 인식하고 있는가하는 지점이었습니다. 삶에서 마주한 아픔이나 절망보다 큰 에너지를 나는 아직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 부정적 경험을 변화를 위한 에너지로 전환하고 진실하게 삶을 대하며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실천할 때 부자연스러운 삶은 자연스레 자연스러운 삶으로 전환되기 때문입니다.  

1차 관문을 통과한 두 사람은 이제 2차 관문으로 들어섰습니다. 그 자체로 이미 고행이 시작 되었습니다. 2차 관문을 통과할 수 있을지 아닐지는 오직 그들 각자에게 달렸습니다. 그 고행을 감당하느냐 하지 못하느냐가 통과 여부를 결정할 것입니다. 나는 두 사람 다 통과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야 나도 올해에 연구소를 발족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올해에 꼭 연구소를 발족하자고 입문자들의 수행 수준을 낮출 생각은 없습니다. 모든 것은 인연대로 갈 테니까요. 

두 사람도 그렇겠지만 나 역시 새로이 수행의 길을 나섰다는 점을 깊게 자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7년여 강연자의 길에서 행한 경험은 내게 이미 앞에서 누군가를 이끄는 것만큼 커다란 공부가 없다는 것을 알게 했습니다. 스승이 된다는 것은 그래서 새로운 공부의 과정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 자연스러운 삶을 열망하는 누군가의 절실함이 꽃과 열매로 터지고 맺힐 수 있도록 돕겠다고 나서는 이 길은 그러므로 내게도 큰 수행을 요구합니다. 좋은 스승은 때와 상황에 맞춰 제자들에게 훌륭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람입니다. 또한 본보기를 보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할 것입니다. 앞은 깊이 있는 통찰을 요구하는 것이고 뒤는 삶과 실천으로 증명해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스승의 길은 그 자체로 수행의 길입니다. 

그러니 선발된 두 사람도, 그들을 이끌겠다고 나선 나도 막 출가(出家)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이 세 사람의 새로운 길나서는 상황에 불가(佛家)에서나 주로 쓰는 말인 출가를 은유하는 것은 그 절실한 상황이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문자 그대로 출가(出家)’라는 말에는 우선 집을 나온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이때 집은 안온한 곳의 상징입니다. 익숙한 곳이요 보호받는 곳입니다. 하지만 그 안온함이 가리고 있는 것들을 직면하기 어려운 곳이 집이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그 항상적일 수 없는 안온함을 지키자고 부자연스러운 삶을 감내합니다. 내 집이 아닌 다른 집에 가서 일을 하고, 내가 시키는 것이 아닌 다른 이나 다른 것이 시키는 일을 꾸역꾸역하며 삽니다. 이 모든 것들을 박차고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이라 하여 그 길을 출가라 이름 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출가의 목적은 무엇인가? 다음 편지에 이어보겠습니다.

대한(大寒)’을 가운데 둔 날들에 추운 날 극심했습니다. 따뜻함이 그립습니다. 대한은 24절기의 마지막, 곧 입춘입니다. 봄볕 곧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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