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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패의 긍정 1
  글쓴이 : 김용규 (116.♡.7.31)     날짜 : 17-02-24 00:25     조회 : 351    

실패의 긍정 1

 

당신은 어떤 분인가요? 실패와 잘 지내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실패를 두려워하거나 혐오하거나 기피하거나 외면하는 편인가요? 나는 오랫동안 전형적으로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람으로 살았던 것 같습니다. 혹시 당신도 그런 편인 분이라면 오늘 편지가 좋은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언젠가 말했듯 중년에 이르기 전, 내가 내 삶의 주인으로 살겠다는 결심을 하고 그 열망하는 삶을 따라 숲이라는 새로운 주제를 터전삼아 새로운 길을 나설 때 나는 정말 두려웠습니다. 해보지 않은 것이었고 보장되는 것도 없는 어쩌면 위험천만한 모험의 길을 나서는 것이었으니 실패할까 얼마나 두려웠겠습니까? 오죽하면 떠나오며 제일 먼저 종신보험을 들었겠어요? 실패하더라도 아내와 아이가 살아갈 최소한의 생계비는 남겨야겠다는 묘안(?)이 기껏 자살을 해도 보험금을 준다는 종신보험이었던 것이지요. 알다시피 우리 사회는 실패한 사람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이 너무도 부실하잖아요. 학창시절에는 학교에서부터 성적으로 그렇게 분류하는 것이 현실이고, 사회에서는 가진 것 없는 이들이 어떤 사업적 시도에 실패를 하면 삶의 처지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현실을 우리는 늘 가까이서 보고 있잖아요. 우리는 이 사회에서 어려서부터 내내 실패가 가진 부정적인 면을 강박적으로 주입받으며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실패가 긍정되기 어려운 이 땅에 살아서일까요? 그리고 이제는 점점 성공의 기회조차 줄어가는 사회구조 속에서 삶을 지탱하고 버텨내야 해서일까요? 아주 많은 부모들은 자식이 부디 안정적인 직업을 갖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 소망에 영향을 받은 많은 청춘들은 직업의 안정성을 최고의 덕목으로 여기며 공무원이나 공적 기관, 혹은 유사한 안정성이 보장된 곳에 취업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또한 과학고를 다니는 소위 과학 영재들이 대학입시를 앞두고는 모험적 진로를 선택하기보다는 소위 가장 안정적인 의대를 지원하는 경향성이 있다고 하더군요. 인재라고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안정을 가장 큰 가치로 두고 직업을 선택해 나가는 나라의 장래는 어떻게 될까요? 그렇게 삶을 펼쳐가는 당사자들의 삶은 또한 어떨까요? 그것은 국가적으로도 불행한 일이고 개개 당사자들의 삶 역시 썩 좋은 삶일 수 없을 것입니다.

 

깊고 그윽한 숲이 탄생하는 핵심 원리를 아세요? 나는 그것을 실패를 마다하지 않는 생명들(나무와 풀)의 개별적 자세와 실패가 긍정되는 숲의 공동체적 구조와 원리라고 봅니다. 궁금하시죠? 다음 주 편지에 이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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