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문명을 몰아친 하나의 방향은 더욱 확실한 것을 추구하는 습관이었습니다. 당신은 시를 얼마나 자주 읽습니까? 당신은 얼마 만에 한 번씩 미술관을 찾아 나섭니까? 달콤하거나 쌉쌀하거나 심지어 독설에 가까운, 무엇보다 분명하고 선명한 가사로 이루어진 노래가 아닌 노래는 얼마나 자주 듣습니까? 가사 한 줄 없지만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시냇물이 흐르는 장면, 강을 이루다가 바다가 되었다가 다시 거대한 파도와 폭풍우로 휘몰아치는 장면 등이 저절로 상상되는 종류의 음악은 얼마나 자주 듣습니까?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단 한 대의 바이올린 연주만으로도 숨이 막힐 듯 가슴이 메어오는 그런 가녀린 음악의 기쁨과는 얼마나 자주 마주합니까?

상상하는 일상을 내버린 이들은 시도 소설도, 미술관도 음악회도 모두 별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어떠합니까? 종종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나는 꿈을 꿉니다. 시인은 어떻습니까? 누군가는 먼저 떠난 그 사람이 별이 되었다고 합니다. 누군가는 대추 한 알이 영그는 데도 벼락과 천둥이 있음을 보는 눈을 가졌습니다. 아이나 시인, 음악가나 화가, 그리고 진정한 모든 예술가들은 그렇게 침묵하는 존재들의 말을 듣는 능력을 가졌습니다. 그들은 확실한 것만을 추구하는 습관에 찌든 우리와 달리 보이는 것 너머를 보는 더 깊은 눈을 가졌습니다.

단언컨대 침묵하는 존재들의 말을 더 많이 들을 수 있을 때 삶은 더욱 풍요로워집니다. 고백하건대 보이는 것 너머를 더 많이 볼 수 있을 때 삶은 더 맛있어 집니다. 나는 나무와 풀의 말을 듣고, 새와 벌의 노래와 날갯짓에 담긴 뜻을 헤아리고, 비와 바람과 물의 노래를 듣고 구름과 파도가 그리는 그림의 뜻을 더 많이 이해할 수 있는 삶을 여전히 살고 싶습니다. 나는 침묵하는 존재들의 말을 더 많이 알아들을 수 있는 삶을 살다가 떠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