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선생님

 

9월 19일 오크밸리에서 강의를 들으며 짧게 선생님과 대화를 나눴던 사람입니다.

 

노랑자켓을 입었던 사람이라 말씀드리면 쉽게 기억하실런지....ㅎㅎ

 

대간, 정맥길 빈집들 많다는 말씀도 나눴었죠?

 

 

어제는 전남 담양 유둔재에서 무등산을 거쳐 둔병재까지 약 18km를 걷고 왔습니다.

원 계획은 거림마을까지 22km정도 계획이였으니 태풍에 쓰러진 나무들이 제 걸음을 막아서,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마지막 몇개 봉우리를 다음에 걷기로 하고 하산하였습니다.

 

걷는 내내 은방울꽃이 고개를 숙인 이유를 생각했고, 가장 단순한 답변을 얻었습니다.

 

 

사진 ; 5월 12일 호남정맥 1차 전북 완주군 모래재=>슬치 약32km/11시간 산행중 촬영한 사진. 

 

 

은방울 꽃은 산길을 걸을때 많이 봤던 꽃이고, 잎이 둥굴래와 유사하게 생긴 잎을 가진 꽃입니다

 

일반적으로 종모양의 꽃이 하늘로 고개를 들고 있으면, 빗물이 들어가면 쉽게 배수가 안되서 씨?나

꽃술들이 물기에 젖어 손상되므로, 꽃이 땅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습니다. 

 

ㅎㅎ그 답을 적으려고 여기에 왔더니 이미 답이 적혀있더군요.

학술적, 생태학적 답변이 못되고, 궁색하고 저급한 답변을 유추해서 부끄럽습니다만,

2년여 동안 숲길을 걷는 동안 얻은 체험의 효과가 인식과 체득으로 이어져 얻어낸 답변이였는데....

 

또 선생님의 답변을 보니, 어느 섬의 주민들은 같은 종족결혼을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러한 같은 종족의 졀혼이 지금에 와서는 색맹을 가진 후손들이 태어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또 우리나라에서는 왕족끼리 결혼이 결국은 같은 유전자끼리 부딪치는, 악성 유전자를 가진 후손들이

태어나서 결국 망했다는 설도 들은 것 같고,

또 서로 다른 극지방 사람이 결혼하면 후세가 가장 양질의 유전자가 태어난다는 설도 읽은 것 같습니다

 

꽃도 양질의 후손들을 번식하기 위해 동족끼리 결합을 하지 않는 아주 엄청난 이치를 가지고 있군요.

정말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숲은 또 많은 소나무들이 쓰러져 있었습니다.

강의때 들은 소나무를 생각하며 걸었고, 또한 몇가지 얻을 수 있었던 사항이 있었는데  혹,

제 생각이 맞는지요. 

 

선생님의 강의중 들었던 소나무에 대한 여러가지 사항들, 즉

소나무의 비율이 9:1(땅속과 땅위의 부분)이라는 놀라운 말씀, 쓰러진 천연기념물 소나무의 이유,

2개의 입사귀, 왜 늘푸른 나무인지, 낙엽으로 떨아지는 잎은 5년전에 난 잎,등등을 생각하며 소나무를 다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역시 산 속의 소나무는 그 비율 때문인지 다른 나무에 비해 부러진 상태가 많았고, 뽑히지는 않았습니다.

 

 

 

또 하나, 소나무를 보며 생각한 현상 하나를 말씀드려 볼까 합니다

산 속에서 넝쿨이 소나무를 타고 많이 자랍니다.

이 식물이 담쟁이 인지 잘모르겠습니다만, 이 풀이 왜 유독 소나무를 타고 자라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소나무는 다른 나무와 달리 수피가 골이 깊고 두껍습니다.

이 이유는 소나무 잎이 바늘 모양이라서 빗물이 오래 남아있지 못하므로 소나무 수피를 타고 흘러

뿌리로 많이 갈수 있도록 물길을 만들어 놓은 것 아닌가 생각하며,

소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풀은 소나무 수피에서 흐르는 수분을 많이 섭취하기 위해 담쟁이와 같은 모양으로 자라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숲 속에서 자라는 소나무는 광합성을 위해 높게 자라는 데 비해 산 정상에서 자라는 소나무는 높게 자라지 않고, 밑둥부터 비슷한 크기의 줄기들이 여러개 한꺼번에 옆으로 펼쳐져서 자라는 데

이는 산 정상에서는 충분한 햇살을 받을 수 있기에 높게 자랄 필요가 없고, 대신 바람에 견디기 위해 낮은 키로 자라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동안 산 속을 걸으며 봐왔던 현상들이 선생님의 강의 이후 보다 이론적, 과학적, 생태학적으로 바뀌는 것에 대한 기쁨이 매우 크고,

그런 시각, 인식을 갖게 해준 선생님의 강의는 큰 깨달음으로 제게 각인됐다는 감사의 말씀과 

종종 글을 통해서 혹은 여우숲 속에서 뵐 수 있기를 소원하며 또한

선생님의 평안을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