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엔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큰 다리를 만납니다. 성주에서 왜관으로 가는길..

늦은 밤 다리를 건너며 강물 속에 비친 불빛들과 마주합니다.

수면을 중심으로 불빛이 강물 속에 비치면

마치 불빛은 합장이라도 한듯 지상의 불빛이 물속의 불빛을 만들어 내며

아름다운 새 모습으로 탄생합니다.

이러한 광경은 어두운 밤만이 우리들에게 선사할 수 있는 진 풍경입니다.

만약 햇볕이 내리쬐는 낮이었다면 찾을 수 없는 모습입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두운 밤처럼 고난의 시간 속에서만

아름답게 빛나는 풍경이 있습니다. 고통 속에서 유난히 빛을 발휘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마음이 있습니다. 그 마음은 어두운 밤의 수면처럼

어떤 상황을 중심으로 밝게 빛나고 또 다른 이의 가슴 속에 빛을 비추어

새로운 빛을 만들어냅니다. 그것이 바로 공감이며, 교감이며, 자비입니다.

고단한 삶 속에서 어둔 밤 강물 속에 비친 불빛처럼

너와 내가 불빛이 되어 주고, 그 불빛이 강물에서처럼 서로의 마음속을 비추어

새로운 불빛이 되어주는 고운 하루

그런 하루하루를 살아가시길 빕니다. -엄명자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