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는 <우리겨례와 나물 이야기>.

대상은 여우숲에 있는 '행복숲 학교'에 오는 가족들과 숲생태를 공부하는 사람들이다.

실내 강의를 하기 전에 동무해 올라간 꽁님하고 뒷산을 살랑살랑 걸었다.

내일 오전에는 여기서 나물 체험을 할 거다.

5월 여우숲 바람이 얼마나 싱그러운지 꽃님 낯빛을 보면 알 수 있다.^^

"동무해 주고 사진 예쁘게 찍어준 꽁님 고마워요. 그대한테 주는 선물이야요.

시커먼 카메라는 덤이고." ^^

여우숲에서 자고 일어나 창으로 본 풍경이다.

여우한테 홀려(^^) 정녕 선계에 와 있는 게 아닌지...^^

뒷날은 숲에서 배우기.

여우숲엔 활량나물이 지천이다.

단풍마도 하늘로 오르는 사다리인양 너불너불 돋아났다.

어잉, 너는 누구니?

처음엔 몰라 봤다. ㅋㅋ 찬찬히 보니 누린내풀이다.

냄새 맡아본 사람들 정말 누린내가 심하단다.^^

대유동방아벌레도 여기저기 제세상이다.

웃지방이라 아직도 먹을 만한 두릅이 많다.

이른 봄나물 바디나물은 쇠어졌다.

박쥐나무가 한창 날개를 펼쳤다. 야들야들 부드럽다.

뽕잎도 쌈 싸 먹기 딱 좋다.^^

행복숲 학교의 교장이기도 하고,

<숲에게 길을 묻다>와 <숲에서 온 편지>를 쓴 김용규 선생님이 심고,

숲이 가꾸는 산마늘도 꽃대 쑥쑥 뽑아 올렸다.

산마늘 쫑이 부드럽고, 달고, 살짝 매콤한 게 정말 맛있었다.

씨앗 받을 손이 모자란다는 말을 잘못 알아 듣고,

큰 선심 쓰듯 산마늘 쫑을 뽑아준다 했더니 김용규 샘이 기가 막혀서 헐~~~ 이러셨다.^^

1리터로 씨 한 병이면 30만원 한다는데 익기도 전에 뽑아 드리마 했으니...^^

5월 5일. 어린이 날인데 숲에 온

건이 이안, 현이 준이네 가족이 정말 예쁘다.

현이야, 무슨 냄새가 나?

맛도 보고, 냄새도 맡고... 오감이 열리는 순간이다.

앵초가 예쁘게 피었다. 아래쪽보다 꽃 피는 게 늦다.

숲길이 걷기도 좋고 싱그럽다.

이 카메라에 어떤 숨 탄 짐승이 찍힐까?

야생동물을 촬영하기 위해 카메라를 달고 있다.

마무리는 이상규 선생님이 해 주셨다.

야생동물 강의는 담비에 관한 연구를 하고 계시는 이상규 선생님이 맡아 하셨다.

첫 데뷔^^라는데 정말 멋지게 잘 했다.

젊고, 능력 있고, 배려가 몸에 배인 젊은 동량이다.

카메라가 잘 설치 되었나 손전화를 대어 알아보고 있다.

다음날 카메라를 거두는 모습.

설치한 사진기 속에 든 메모리에 뭐가 담겼을까 궁금하다.

우리가 매단 사진기에는 사람 궁뎅이만 찍혔고^^

그 전에 설치한 카메라에 찍힌 노루랑 다른 목숨들을 보고 있다.

윤판나물이 많다.

나물이 붙었지만 독이 있어 먹으면 중독사고를 일으킬 수 있으니 먹지 않는 게 좋다.

여우숲엔 으름덩굴 향이 숲을 더 싱그럽게 했다.

점심 때 비빔밥 위에 얹으려고 각자 한 송이씩 땄다.

비빔밥 해 먹으려고 딴 으름덩굴. 꿀맛부터 본다.

아내와 어머니를 모시고 온 분이다.

아내 분이 자연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장가 잘 드신 듯...^^

"단팥묵(양갱)이랑 떡 잘 먹었습니다.^^

단팥묵 맛, 오래오래 입맛 다실 것 같습니다. 정말 맛있었습니다."

자연에서 보고, 배우고, 먹어 보고.

첫 경험이라 두렵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호기심이 가득하다.

목이 마를 즈음 나누어 먹은 천년초 효소와 매실 진액, 온몸에 기운이 솟았다.

"맛난 거 챙겨 온 조둘순 여사님, 고맙습니다."

졸방제비꽃이 있어 숲이 아기자기 더 싱그럽다.

꽃나물이라고도 부르는 쥐오줌풀.

쥐오줌 냄새 맡고 누가 찾아 왔을꼬? ^^

초롱꽃도 많이 보인다. 여우숲엔 온갖 들꽃과 나물이 지천이다.

나물체험과 숲체험(들꽃, 야생동물, 새, 곤충...)을 하기에는 아주 좋은 숲이다.

청가시덩굴도 나물하기 딱 좋을 만큼 자랐다.

기름 자르르 흘러서 기름나물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비빕밥에 넣으려고 어수리도 한 잎 뜯고.

향이 좋다니 냄새를 맡아 본다. 흠 흠~~!

찔레 처음 먹어보고 맛있다고 자꾸 달란다. ㅎㅎ 야성이 살아 있는 이쁜 아이들이다.^^

"정말 맛있어요. 또 줘요."

ㅎㅎ 찔레, 국수나무 순, 광대싸리 순...이 맛있다고

내내 따라다니며 먹을 걸 달라던 건이.

현이 달래기 위해 잎본잎갈나무 솔방울을 놓고 놀이 한 판 벌이는 중.^^

풀피리도 삘리리~~~ 불고.

숲바람 마시며 나뭇잎 사이로 하늘도 봤다.

고개 양껏 젖히고 보라니 조금 뒤 목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뒤로 넘어질까 겁난단다.

이번엔 둘이 등을 맞대고 올려다보라니 하루종일이라도 그러고 있겠단다.

숲에서도 사람숲에서도 가진 복 서로 나누며 어우러져 사는 게 더 즐겁고 행복하다.

꽃비빔밥 하려고 자연에서 빌려 온

으름덩굴, 졸방제비꽃, 양지꽃, 쥐오줌풀... 모아서 씻었다.

냄비에 꽃이 피었다.

여우숲 카페 여우비에서 준비한 비빔밥 위에

산에서 뜯은 나물을 얹고 그 위에 꽃을 하나씩 얹었다.

자연이 준 선물을 먹어 본 사람이 풀도 나무도 아끼는 사람이 되기 쉽다.

꽃 비빕밥 한 그릇!

눈이 먼저 호강한다.

밥 한 그릇에 담긴 추억이 살면서 두구두고 보약이 될 거다.

5월 여우숲이 준 선물이다!

가족이나 숲공부하는 사람들, 하루 묶으며 자연에 물들기 딱 좋은 곳이다.

음...또 먹고 싶다.

여우숲에서 먹은 꽃비빔밥.

[2012. 5. 5. 풀꽃지기 자연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