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팔월 한가위에 뜬 보름달을 super moon이라고 하더군요.

꼭 그런것에 영어를 붙여야 폼이 나는진 모르겠는데, 우리 전통명절에 맞는 어휘를 선택했으면 좋았을텐데...

보름달이던, 수퍼문이던 그것을 볼 수 있는 마음이 있어야만 보이지 않을까요?

초생달이어도, 환한 보름달보다 더 의미있게 보는 눈을 가졌다면, 백오님이 늘 이야기하는 그것을 느낄수 있는 감성을 가졌다면 그것이 더 훌륭하지 않을까요?

이곳 여우숲에는 구름에 가려진 보름달을 지금은 볼 수 있습니다.

달을 보고 감탄할 수 있는 마음, 그 튼실함에, 밝음에 밝게 미소지으며 맘껏 누릴수 있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명절이 기쁜 이들이 있는 반면, 되려 더 아픈 이들도 있겠지요.

항상 분주하고 요란한 명절을 보내던 저는 이번엔 아주 조용히 보내고 있습니다. 모든 출입을 자제하다 오늘 여우숲으로 돌아왔지요. 잘 행동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조용한 것이 좋으네요. 물론 아쉬움도 있지만 말입니다.

어찌되었던 명절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저에겐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가족을 다시 생각하게 되고, 나의 불성실도 반성하는 그런 명절이 되었습니다. 이제 철들려고 그러는지...

산이가 금요일에 돌아왔었습니다. 얼마나 기뻐던지요. 그래서 토요일엔 백오님 냉장고에서 삼겹살을 꺼내어 그 엄청난(?) 것을 다 구워서 주었답니다. 마치 애인에게 잘 보일려고 하듯이 말입니다.

그런데 돌아오니 또 없네요. 이젠 고기 안 구워줄까 봅니다.ㅎ

저는 손님들이 바깥에 진치고 있어, 수퍼문을 느낌으로 받아들이며 아름다운 음악을 감상하며 오늘을 마무리 할까 합니다.

님들도 행복하고 충만한 명절로 마무리 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