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오선생은 사람도 자연의 일부라고 종종 이야기 합니다.

겨울을 앞에 두고 있거나, 겨울인 시점에 무언가를 할려고 하는 것은 얼어죽는 것과 마찬가지임을, 그래서 겨울에는 잘 견뎌내고 꽃 피울 시기에 제대로 피워낼 수 힘을 축적하는 것이 지혜로움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나무들은 그렇게 잘 하고 있는데, 만물의 영장인 사람은 그 때를 너무 잘 모르는 경향이 있다는 말씀과 함께.

이 이야기를 수차례 들으면서 나는 종종 나의 때를, 현재의 시점을 생각해 봤습니다.

나는 지금 온전히 겨울이구나. 이 겨울에 나는 철저히 낮아져서 잘 견뎌내고 준비해야 겠구나 그렇게 다짐합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유혹들이 가지를 내밀도록 요구하기도 하고, 칠순이 넘어서도 아들 걱정으로 잠못 이루는 어머님이 편찮으셔서 응급실에 실려가셔서 온갖 검사를 다하는 중에도 달려가지 못할땐...

이것 역시 겨울을 나는 일부분이라고 여기기로 했습니다.

"진중한 삶을 살아내야 한다. 잘 준비된, 내면의 성장이 더 이루어진 후에 세상이 원할때 그때 나설수 있어야 하나, 그때가 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결코 실망하거나 불편해 할 이유가 없음도 나는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다짐합니다.

숲에서는 별로 나태하지 않음에도 일은 끊임없이 있습니다. 보지 못해서 그렇지, 일은 산더미처럼...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안목이 숲을 더 숲답게, 저에게는 겨울을 더 지혜롭게 나는 방법이 될텐데, 이것을 더 성장시키고자 조급해서는 안되겠죠?

10월엔 8, 9월보다 숲을 찾겠다는 요청과 문의가 많이 옵니다.

참 감사한 일입니다. 조금만 더 열심히 노력하면 여우숲의 겨울을 이젠 밀쳐내고 새롭게 싹을 내밀 수 있을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이 조금만 더 숲을 응원해 주신다면 멀지 않은 시점에 여우숲은 꽃을 피워 아름다운 풍광을 여러분 앞에 내어 놓게 될 것입니다.

여우숲과 부족한 제가 겨울을 멋지게 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시지 않을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