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6일에 올린 글 제목이 내려놓음 이었다.

그러니 어쩔수 없이 또 내려놓음으로...ㅎㅎㅎ

늦어도 월요일 오전엔 숲으로 복귀한다. 하지만 어제는 경주에서 점심까지 먹고서야 겨우 출발할 수 있었다.

세상에서 가지게 된 거의 마지막 직책을 내려놓기 위해서였다.

4년여 대표를 맡아 나름 열심히 노력했었다.

힘들고 어렵게 살아가는 어린생명들을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시켜 보겠노라고 그 힘든 일을 시작했건만  너무도 열악한 환경과 무시, 천대 등에 한스러하던 그들, 하지만 어린 생명들만 보고 용기를 얻어가며 한발자욱씩 나아가던 그들을 보며, 공부방을 운영했던 시절, 그리고 나 역시 아동센터를 설립하고 운영자로 시작했기에 기꺼이 그들을 위해 헌신하고자 했었다.

제로의 예산을 이젠 제법 뭔가를 도모할 수 있는 상황으로 만들어 놓았고, 협의회란 이름으로 특별한 이벤트를 주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사회복지계에서도 대등한(?) 조직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였고, 함께 지역복지를 위해 협력자로 나서기도 하였다.

하지만 정부나 지자체가 예산수립을 하고 마지막 결정단계에선 투표권없는 그것도 힘이 없는 부모들의 자녀들이 활동하는 아동센터의 예산은 늘 1순위로 삭감되었다. 아마 올해도 어김없이 계수조정에 들어가면...

그렇지만 이젠 하도 맞아봐서 굳은 살이 생긴 그들인지라 크게 기대도 하지 않는다.

스스로 개척해야 하고, 아이들의 미래에 더 관심 가지는 것이 정신건강에도 좋으니..

최소한 운영의 틀은 만들어서 물려드리니 마음이 가볍다. 감사핟.

그 역할을 내려놓으니 덩달아 내려 놓아지는 직책이 두세개는 더 되는듯.

많이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다 내려놓았다 생각했는데, 나를 오랫동안 지켜보아온 이가 그렇지 않은것 같다며 몸의 이곳저곳을 살피고, 또 다른 이는 슬쩍 툭 던져보는 말에 내가 반응하는 것에 아직도 많이 아픈것 같다며 위로의 말을 건낸다.

완전히 떠나보내지 못하고 마음 어느 한구석에, 몸 어느켠에 남아 있었나 보다.

그것에 새로운 무언가까지 더해지니, 처음과는 달리 몸무게가 다시 원위치로 돌아가는 것이 아닐까...

그러고보니 많이 무거움을 느낀다.

숲은 너무 잘 하는 내려놓음을 나는 왜 이리 힘들까?

껍데기 뿐만 아니라 온전히 내려놓을 수 있는 마음의 자세가 더 필요함을 알게 된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것 같다.

더 겸손해지고 경건해져야 함을...